리뷰하기에 앞선 잡설
게임 불감증...
2022년 1분기를 엘든링으로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그리고 2분기.
몇몇 게임을 즐겼으나 엘든링 이후로 게임 불감증에 다시 빠져버리게 되었습니다.
엔딩을 보긴 했지만 뭔가 이렇다 싶지 않고...
그래도 엔딩은 보자라는 생각에 했지만 차마 엔딩을 보지 못한 게임도 있고...
Xbox & Bethesda Games Showcase 2022
그러던 와중 우연히 Xbox Game Pass에서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 (A Plague Tale: Innocence)"를 보고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Xbox Series X를 장만한 초기부터 줄곧 보였던 게임이긴 했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도 없어보이고, 그리 추천되는 게임같지도 않았기에 처음부터 무시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있었던 Xbox & Bethesda Games Showcase 2022 에서 플래그 테일 차기작인 플래그 테일: 레퀴엠 영상을 보고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 엘든링 이후 게임 불감증에 빠졌던터라 별 생각 없이, 기대도 없이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리뷰 시작:
게임이 시작되고, 전 곧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건 대작이다.
저는 곧바로 자세를 고쳐 앉고 진지하게 게임에 임했습니다.
길지 않은 플레이타임으로 엔딩을 봤고, 저는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감정을 지금도 고스란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결코 그냥 지나칠 게임이 아닙니다.
1. 단순하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소녀 "아미시아"가 되어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전투 씬이 있는데, 크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이템, 스킬, 특성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매우 단순한 조작만으로 전투를 합니다.
2. 노가다 제로
여타 게임들은 아이템 파밍을 위해 꽤 노가다를 하거나,
레벨을 높이기 위해 반복 사냥을 하거나 등 나름의 노가다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노가다가 필요 없습, 아니 노가다 요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적당한 퍼즐 요소
보통 이런 게임들은 퍼즐 요소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일부 게임의 경우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어려움 때문에 youtube 공략 영상을 참고해야 하기도 하죠.
적어도 이 게임은 그 정도로 어려운 퍼즐 요소가 없습니다.
4. 선형적인 구조
GTA5를 시작으로 오픈 월드를 내세우는 게임들이 꽤 많이 쏟아졌습니다.
마치 흥행 공식처럼요.
많은 게이머들이 이를 반기기도 했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이를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처음 젤다를 했을 때 당췌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메인 스토리에 집중하여 진행하다 보면 어느 새 사이드 퀘를 하느라 메인 스토리가 뭐였는지 흐름을 놓칠 때도 있고요.
제 경우엔 자유로운 오픈 월드보다는 영화나 소설처럼 주어진 각본이 있고 그걸 따라가면서 온전히 그 작품을 느끼는 것이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게임 역시 자유도는 낮지만, 중세 프랑스의 흑사병 시기를 배경으로 한 두 남매의 고군분투기를 더 잘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 짧은 플레이 타임
이 게임은 플레이 타임 10-15시간 정도로 짧은 편에 속합니다.
분량이 많아야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짧더라도 그 안에서 응축된 감동을 받으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유비식"으로 대표되는 게임들처럼 게임 분량은 수백 시간에 달하지만 정작 과도하게 많은 반복 퀘스트들로 이루어진 알맹이 없는 게임을 즐기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사실 짧은 플레이 타임은 앞선 장점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이 단조롭고,
노가다가 없으며,
퍼즐 요소도 그리 어렵지 않고,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다 보니 플레이 타임이 길 수가 없습니다.
마치 영화 한편, 혹은 미드의 한 시즌을 본 정도의 느낌을 주는 이 게임은 절대 후회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저는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라스트 오브 어스"가 생각났습니다.
한 유투버는 이 게임을 "라스트 오브 어스"의 마이너 버전이라고도 표현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적어도 저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마이너 버전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전투 시스템,
노가다, 파밍 같은 것보다 게임 본연의 스토리, 등장 인물의 감정 변화 등에 더 중점이 되어 즐기는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이후로 이런 게임이 손에 꼽게 있었긴 했는데, 이 게임 역시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에 차기작 레퀴엠이 출시 예정인데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게임은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
등장 인물 중 주인공 "아미시아"의 남동생 6살 "휴고"가 등장합니다.
많은 분들이 발암 캐릭터로 평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느꼈고요, 하지만... 게임에 빠져들수록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더군요.
만약 제가 아이가 없었다면 그냥 발암 캐릭터로 평하고 끝났을지도 모르겠는데,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다 보니 그 아이를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휴고"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이런 류의 게임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 오락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캐릭터에 집중하고
나의 현재 상태를 같이 오버랩 하면서 더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게임이야 말로 게임을 Art라고 부를 수 있는 게임인 것 같아요.
기대되는 차기작
이 게임을 만든 제작사는 아소보 스튜디오로 그리 유명하지 않은 회사이기도 하고, 대표하는 대작이 딱히 많지도 않은데요.
의외인 게 MS Xbox 대표작 중 하나 인 Flight Simulator 를 바로 이 회사가 개발했더군요.
그래서 인지 차기작인 레퀴엠이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역경을 이겨낸 남매가 다음 차기작에서는 어떤 성장된 모습을 보여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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